국내 여행(旅行)

거제 바람의언덕

雲高 金容捧 2023. 3. 26. 05:51

2023년3월21일 화요일

바람의언덕은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도장포 마을의 북쪽에 자리 잡은 나지막한 언덕이 바로 바람의 언덕이다. 이곳의 원래 지명은 (띠가 덮힌 언덕)이라는 뜻으로 '띠밭늘'로 불렸으나, 2002년부터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어지게 되었다. TV드라마 '이브의 화원' (2003년), '회전목마' (2004년), 그리고 영화 '종려나무 숲' (2005년) 등의 촬영지였다. 또한 2009년 5월에는 KBS 2TV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이 촬영되었던 곳이며 한 때 네티즌이 뽑은 '가고 싶은 여행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거제 8경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며, 인근에 신선대와 거제해금강이 위치해 있어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거제의 대표 필수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바람의 언덕은 잔디가 깔린 민둥언덕이다. 그런데 언덕 중앙에 무덤이 하나 있는 데 얽힌 사연은 이렇다. 지금부터 150여 년 전 학동마을은 여양 진씨의 세력이 컸던 시대가 있었다. 당시 여양 진씨들은 크고 작은 관직에 종사하며 가문을 일으키고 자손을 번창시켜 나갔다. 그중 여양 진씨 가문의 22세손인 진종기 통정대부는 가문에서도 우수한 인재로서 나라의 중요한 일을 돌보았다. 통정대부의 부인인 숙부인 완산 이씨 역시 현숙한 여인으로 지아비를 섬기고 가솔을 거느리는 어진 사람이었다. 이들 부부는 살아생전 보기 드문 한 쌍의 원앙이었다. 세월이 흘러 통정대부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부인은 어느 날 우연히 꿈을 꾸었다. 부인의 꿈속에서 백발의 한 노인이 부인에게 지금의 바람의 언덕을 가리키며 '너는 저곳에 살게 되리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부인은 죽기 전 노인의 예언대로 지금의 바람의 언덕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 바람부는 언덕의 외로운 무덤은 바로 그 부인의 무덤이었던 것이다. 남편은 집안의 관례대로 학동 바우산소에 있으니 묘하게도 바람의 언덕과는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는 셈이다. 진씨부부는 150여년이 지난 지금도 한시도 서로를 놓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 바람의 언덕 끝에서 바람이 되어 파도를 따라 해질녘 노을로 바우산을 붉게 물들이는 이들의 사랑, 세월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는 어느 시인의 오래된 시구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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