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문화재 천년기념물 문화재

함안 고려동

雲高 金容捧 2023. 8. 14. 06:16

2023년8월14일 월요일

모은 이오 선생은 조선이 건국하자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로 은거처를 옮겨 고려동학(高麗洞壑)이란 표비를 세우고 담을 둘러쳐 고려동(高麗洞)이라 명명했다 당시 고려 선비들은 고구려 땅 그 고토 회복의 염원이 강했다 그러므로 위화도에서 회군한 이성계의 나라에서 살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고려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뜻 있고 재주 있는 이가 자신을 유폐시키는 일이 쉬우랴 남은 생애를 고스란히 세월 속에 묻고 더 오랜 내생을 향해 걸어간 사람의 그림자를 생각한다 모은 이오(茅隱 李午) 선생이 그랬다 일찍이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의 문하에 종유하면서 의리와 학문에 독실하여 당세 사람들에게 추앙받았다 선생은 내가 죽으면 묘비에 글자 한 자 새기지 말라는 백비(白碑) 유언을 남겼고 후손들은 그대로 행했다 이 비는 가야읍 혈곡리 37-1 야산, 선생의 무덤 앞에 다소곳이 서 있다

 

백비(白碑)

무덤엔 단 한 줄 글귀도 새기지 마라 내 삶은 찬미할 그 무엇도 없으니 내생(來生)은 백골로 참회할 또 한 번의 시간이다 오백 년 왕조 잃고, 동문의 벗들 잃고 한목숨 부지한 채 이곳까지 왔으니 남루한 죽음 앞에서 눈물일랑 보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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