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8월11일 월요일
사천조명군총은(泗川朝明軍塚.경상남도 기념물 제80호.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402)
조명군총(朝明軍塚)은 조선조 선조(宣祖) 30년(1597) 1월에 왜적이 재침하여 일어난 정유재란 당시 선진리성(당시는 신채라고 함)에 포진하고 있던 왜적을 몰아내기 위해 조명연합군이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가 산화한 희생자의 넋이 잠들고 있는 곳이다. 무덤의 형태는 사방 20칸(35m)의 방형분묘(方形墳墓; 네모반듯한 무덤)로서 흔히 ‘당병무덤’이라 일컬었으며, 속칭 ‘댕강무데기’라고도 한다. 해방 전까지는 무덤 위에 [당병공양탑(唐兵供養塔)]이라 쓰인 높이 1m 가량의 표석이 서 있었으나 해방 후에 없어졌다. 그러나 이 무덤만은 약 400년 동안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잘 보존되어 왔으며, 지금은 조 · 명연합군전몰위령비(朝 · 明聯合軍戰歿慰靈碑)가 무덤 앞에 세워져 있고, 1985년 11월 7일 도지정 기념물로 지정되어 조명군총(朝明軍塚)이라 명명하여 보호되고 있다. 조명군총의 유래를 살펴볼 것 같으면 선조(宣祖) 25년(1592) 임란 4월 우리나라를 침략한 일본은 강화교섭(講和交涉)을 3년이나 끌다가 결렬되자, 1597년 1월 일본군이 우리나라를 재침하여 북진하려다 육지에서는 9월 6일 괴산 근방 소사전투에서, 해상에서는 9월 16일 노량해전에서 대패하여 북진과 서진계획이 저지되자 전국에 일대전환이 왔다. 그리하여 일군은 서둘러 경상도 남해안 지방으로 퇴각하여 동쪽으로는 울산에서부터 서쪽으로는 순천에 이르는 800여리 연해에 성을 쌓거나 또는 수축하고 분주(分駐)하였다. 이때 사천지방에는 그해 10월부터 12월 3개월에 걸쳐 왜장 모리길성(毛利吉成)이 선진에 상륙하여 성을 수축한 것을 그 이듬해인 1598년 왜장 도진의홍(島津義弘) 부자가 진을 쳤는데 명나라 동정군의 중로제독(中路提督) 동일원(董一元)과 경상우병사(慶尙右兵使) 정기룡(鄭起龍)이 약 3만여 병력으로 9월 19일부터 진주에서 남강을 건너 망진채, 영춘채, 곤양성을 차례로 빼앗고 사천구성(邑城)의 적도 크게 무찌른 후 10월 초하루에는 선진(船津)의 신채를 다그쳐 왜적을 바다로 몰아내려다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것이다. 이때에 아군 진중의 폭약궤에서 발생한 불의의 화란으로 적계(敵計)의 역습을 받게 되어 아군은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내었는데 이때 분사한 전사자의 수급(首級)을 적의 손으로 장사된 곳이 이 무덤인 것이다. 적은 이 전투에서 38,717명의 목을 베었다고 공칭하였으며, 도진의홍은 그의 부하인 후시래손좌위문(後市來孫左衛門)에게 명하여 성밖에다 사방 20간 되는 땅을 파서 수급을 묻고 큰 무덤을 만들어서 진승(大慈寺, 萩原寺) 졸사파가 장례를 집행한 후 ‘경관(京觀)’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또한 참수한 수급의 코와 귀를 베어 큰 나무통 10개에 넣고 소금에 절인 후 전공 공물로 본국에 보냈다고 도진의홍기(島津義弘記)에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선조실록에 의하면 당시 전사한 명군의 수는 7~8천명에 이른다고 기록되어 있어 3만 명 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승자 쪽에서는 전과를 크게 과장하려 하고 반대로 패자쪽에서는 그 피해를 가능한한 줄이려고 하는 것이 예사(例事)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38,717명 대 7~8천명이라는 큰 차이는 과장이라도 이만저만의 과장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당시 동일원 휘하의 조 · 명연합군의 총병력 약 3만 명보다도 많다는 점은 믿기 어려운 숫자인 것이다. 당시 왜군이 전승물로 코와 귀를 잘라 보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그들은 전투한 뒤 또는 분탕질 할 때 가능하면 죽은 사람의 코와 귀를 잘라갔을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일본측 기록의 38,717명 가운데 10월 1일 전투에서 조.명군 전사자 외에 그 이전의 여러 전투에서 전사한 조.명군 및 이러한 전쟁통에 억울하게 죽은 일반 양민, 그리고 오래 전부터 자행해 온 왜군의 분탕질로 무참히 학살당한 인근 지방의 양민들의 숫자도 포함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형문화재 천년기념물 문화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교 (0) | 2014.08.23 |
---|---|
고흥 쌍충사 (0) | 2014.08.21 |
곤양 우산봉수대 (0) | 2014.08.17 |
곤양 성내리 비자나무 천연기념물 제287호 (0) | 2014.08.15 |
사천 경백사 (0) | 2014.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