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봄.여름.가을.겨울)

이천 산수유꽂에 반하다

雲高 金容捧 2022. 4. 3. 06:05

2022년3월26일 토요일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일대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하고 있으나 많은 사람이 찾아 오고 있다 원적산(563m)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도립리마을은 수령 100년이 넘는 산수유와 500년 된 느티나무 고목이 어우러져 있다.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1519년)를 피해 낙향한 선비 엄용순을 비롯한 6명의 선비가 이곳에 육괴정(六槐亭)이라는 정자를 짓고 주위에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심은 것이 산수유마을의 시초다. 육괴정이란 이름도 여섯 선비가 우의를 기리는 뜻에서 정자 앞에 작은 연못을 파고 각각 느티나무 한 그루씩을 심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마을쪽으로 15분 정도 걸어가면 야트막한 돌담 안에 들어선 집들을 지나 아주 작고 네모진 돌 연못도 보인다. 이 연못이 바로 기묘사화를 피해 들어온 선비들이 팠다는 곳이다. 한때 많은 선비와 묵객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시와 담론을 즐겼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은 마른 채로 볼품없이 남아 있을 뿐이다. 연못을 지나 몇 걸음 더 가면 육괴정이 나온다. 묵직한 느낌의 이름과는 달리 아주 소박한 분위기를 풍긴다. 몇 개의 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서면 아담한 건물 두 채가 작은 마당을 끼고 자리한 것이 전부다. 육괴정 바로 옆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 고목이 서 있는데 조선시대 당시 선비들이 심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 그루가 고사하고 지금은 세 그루만 남아 있다 육괴정 옆 느티나무를 지나 마을 윗길로 오르면 돌담과 토담이 어우러진 함석지붕 사이로 산수유가 빠끔히 모습을 드러낸다. 걸음을 옮길수록 산수유나무는 더욱 풍성해지면서 그야말로 노란 물결을 이룬다. 이천 산수유는 대개 3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해 4월 초중순 무렵에 절정을 이룬다. 이곳 산수유는 온통 산수유로 뒤덮인 구례 산동마을과 달리 군데군데 다른 나무들과 뒤섞여 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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